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살기


한국에 사는 외국인 류씨



바로 옆집에 미국에서 온 친구가 살고 있어요. 제이라고 할께요. 이 친구는 미국 시카고에서 왔고 한국에서 지금 3년째 영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나이는 많지 않지만 밝고 활기차고 제이같은 친구가 선생님이면 수업이 너무 재미있을것 같아요!


지난 주말에 제이네 집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류에게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을지 팁도 많이 주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어요. 그런데 이야기하는 도중에 한국에서 당황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는데요. 어느날 제이는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로 향하고 있었답니다. 사람이 좀 붐비는 버스였는데 어느 나이드신 아저씨 한 분이 제이의 어깨쪽을 주먹으로 퍽 치셨다고 해요. 이유는 모르지만 제이는 무조건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했다고 해요. 제이가 자신도 모르게 그 분을 가방으로 쳤을수도 있고 불편하게 했을수도 있지만 다짜고짜 주먹질이라니요.. 참고로 제이는 여자입니다. 


백인인 제이의 경험은 그래도 제이의 친구에 비하면 최악은 아닌것 같아요. 제이의 친구는 미국에서 온 흑인인데 어느날 혼자 길을 걷고 있었다고 해요. 지나가던 승용차한테가 그 친구 옆에 서더니...."부~~~~~~"하면서 야유를 보내고는 다시 가던길을 갔다고해요. 어이가 없죠? 저도 아일랜드에서 인종차별을 당한적이 있어요. 예전 글에도 잠시 쓴적이 있지만 아일랜드에서 길을 걷다가 십대무리가 저에게 사과를 던졌던 일이 있어요. 다행이 저를 비켜가서 맞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에는 너무 무섭더라구요. 


한국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유없는 인종차별을 겪는다면 그 사람들은 아주 무섭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많이 당황스러울거에요. 저와 류가 같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시선을 받는데 흑인이나 우리보다 조금 더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아마 제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많겠지요. 다행히 류는 딱 한번, 부산에서 외국인 친구와 둘이 편의점 앞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한국 젊은이가 류 신발에 침을 뱉은 것만 빼면 그리 심각한 일은 당하지 않았어요. 


모두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나이드신 분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약간 더 인종차별을 하시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그리고 대부분 그런 분들은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인종차별인지 잘 모르시는것 같구요. 어서빨리 인종차별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혀서 아무도 이런 슬픈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해요. 한국에서의 나는 한국인이고 현지인이지만 외국에 여행을 가면 나 역시 외국인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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