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장아저씨 방송






몇달전부터 학교에 말씀드려서 드디어 살던 곳의 계약이 끝나는 8월 말에 학교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이사오기 전에 류가 근무하는 동네에 두번 온적이 있는데 (한번은 내 노트북을 실수로 들고가서, 나머지 한번은 집 보러 갔었어요) 정말 사람이 못할짓이다 싶더구요. 거기다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타면 속이 울렁거리는 저에게는 구불구불한 길을 한 시간 반동안 가려니 죽을맛이었어요. 근무하는 학교가 여러군데라 한군데를(여기는 차타고 5분 정도) 빼고는 빠르게 걸어서 10-15에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집을 얻고 나니 류가 정말 행복해하네요. 이사오기전에는 출근할때나 퇴근할때 항상 파김치였는데 이사오고 나서는 저녁도 직접 요리하는 날이 많아지고 아침에 커피까지 드립으로 내려주고 갑니다. ㅎㅎ

한국에 오기전까지 항상 류가 요리했는데 한국에서 일을 시작하고는 몸이 피곤하니 요리고 뭐고 없었거든요. 둘이 매일 외식 ㅋㅋㅋ 


우리가 이사온 이곳은 한적하고 모퉁이만 돌면 바다가 있는 작은 어촌마을이에요. 젊은 분들도 많이 안계신것 같고 어르신들이 많이 계셔서 오다가다 인사만 드리고 아직 알고 지내는 이웃은 없는데요. 이렇게 작은 어촌이지만 주말에는 관광객이나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 오십니다. 지난 주말에도 날씨가 쾌청하고 너무 좋아서 그런지 많은 낚시꾼들이 오셨더라구요. 류랑 둘이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집으로 오는데 이장아저씨가 방송을 하시네요.


'아아, 아아, 방파제에서 낚시하시는 분들께 안내말씀 드립니다. 낚시를 하시고 가실때에는 사용하신 쓰레기를 모두 가지고 가시기 바랍니다. 여기는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아닙니다. 계속 이렇게 하시면 낚시대를 부러뜨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제가 잘못들은 줄 알았는데 한번더 반복하실때 들어보니 부러뜨리겠다고 하신게 맞군요. 농담이시겠지요? ㅎㅎ 그치만 이장님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오죽 아무데라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많으면 그러실까요. 이장님 방송을 듣고 있자니 화장실에서 자주 보던 문구가 기억이 나더군요.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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