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느낀 엄마의 정 2

전편을 보시려면..

2015/02/10 - [우리들의 이야기] - 프랑스에서 느낀 엄마의 정 1



계속 이어서 쓸게요. 순서가 좀 뒤바뀐것 같지만.. 점심식사 하기로 한 날 아침 11시경에 출발을 했는데요. 몇십분을 달리다가 제롬과 알리슨이 깜짝 이벤트라며 차를 세웠어요. 우리에게 진짜 프렌치 스타일을 보여준다며 차를 세운 곳은 시골의 한 스포츠 카페였어요. 이름은 카페였는데 예전에는 카페라는 이름이 커피를 파는 곳이라는 뜻보다 더 광범위하게 쓰였나봐요. 



예전에 프랑스에서는 작은 시골 마을마다 이런 카페가 하나씩 있었다고 해요. 아침일찍 문을 열고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에 들러서 간단한 가벼운 술 한잔을 마시고 일터로 가고는 했다는데요. 진짜 잠깐 들러서 1분만에 술만 마시고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요일 같은 때는 프랑스에는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데 마을에 하나씩 있는 이런 곳에서 간단한 빵이랑, 신문, 우표 등등 생활필수품을 팔았다고 해요. 말을 듣다보니 예전 우리나라에 있던 작은 점빵(슈퍼)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기념이라며 카페 앞에서 사진을 한장 박았습니다. 알리슨이 마침 가게로 들어가던 나이든 할아버지와 함께 우리를 찍은 사진이 있는데 할아버지의 초상권 보호를 위하여 ㅋㅋ 우리만 나온걸로.. 파리를 비롯한 큰 도시는 좀 다르겠지만, 작은 마을들은 일요일에는 진짜 사람들이 다 어디에 있나 싶을 정도로 마을이 텅텅 빈것 같아요. 샤토루도 마찬가지에요. 모든 가게들이 다 문을 닫고 프랜차이즈 빵집 하나랑 이민자들 가게 정도가 열러 있어요. 물론 거리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안에 들어가보니 휑~합니다. 음악도 없고 간단한 음식도 파는지라 3-4개의 테이블, 그리고 한두명이 바에 서서 술을 마시고 있네요. 위 사진처럼 특이하게 생긴 비어 탭도 보입니다. 오래된것 같은데 물어보는 것을 깜빡했네요.. 사진찍을 때는 몰랐는데 업로드 하다 보니 거울에 달덩이 같은 제 얼굴도 같이 찍혀서 쓱삭쓱삭...





위 사진이 바로 퀵(?) 드링크입니다. 이름은 잘 모르겠어요. 빨간색은 시럽인데 시럽을 먼저 넣고 그 뒤에 화이트 와인을 넣어서 만드는 거에요. 제가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더니 아주머니께서 시럽과 와인을 다시 보여주시면 이걸로 이케 이케 만든다고 다시 알려주셨어요. 프랑스 사람들은 음식과 술에 대해 자부심이 강하지요. 그래서 조금만 관심을 보여주면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준답니다. ㅎㅎㅎ


놀라운것은 가격인데요. 이렇게 4잔에 단돈 2유로!! 우리는 잘 못들은줄 알았어요. 각각 2유로라고 한 줄 알았는데 전부다 합쳐서 2유로! 그러니 매일 아침 출근전에 가서 마셨겠지요. 알코올도 별로 강하지 않아서 맛있는 쥬스 같아요.


그렇게 조금 더 달려서 제롬의 부모님 댁에 도착했어요. 어머니께서 요리에 한창이시네요. 일부러 우리 보여주시려고 시간을 정하신거라고 해요!





메인을 먹기 전에 먹었던 햄과 순대 같은 돼지피(?), 파테인데요. 파테는 빵에 슥삭슥삭 발라서 한입 베어물고 피클을 같이 먹어주면 맛있어요. 파테는 생선이나 고기, 간 등을 간것인데 저 같은 경우에는 간도 먹지 않아서 조금 잡내가 나는듯 했으나 피클과 함께 먹으니 맛있었어요! 햄은 프랑스 남부의 한 지역에서 생산된 건데 맛이 아주 좋았어요. 집에 갈때 새걸로 하나 싸주셔서 더 행복했네요 ^^ 사진에 빵이 나오진 않았는데 제롬의 어머니가 차로 20분 거리 베이커리에서 사오신거라고 해요. 맛있다고 소문난 빵집이라 애용하신다네요! 


빵 얘기를 하다보니 생각났는데 예전에 알리슨과 베이커리 '폴' 이 한국에도 있다고 말했었는데 폴은 그냥 한국의 파리바게트처럼 프랑스의 빵 체인점일 뿐 별로 맛이 있지도 않다네요. 아직 프랑스에서는 체인보다 동네 빵집이 많이 사랑을 받고 있고 맛도 훨씬 뛰어나다고 해요. 샤토루에도 알리슨이 소개해 준 동네 빵집이 있는데 정말 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제가 먹어도 바게트와 크라상의 차이가 느껴지더라구요! 고소고소 바삭바삭!





그리고 메인 요리! 색깔이 붉죠? 왜냐하면 레드와인이 한병 반이 들어갔거든요! 약간의 양파와 몇가지 야채를 넣고 마당에서 허브도 따서 넣고 뭉근한 불이 1시간 이상 끓여서 알코올을 날려버린 다음 계란을 넣어요. 이때 포인트는 계란을 젓지 않는 채로 그 모양 그대로 익혀 낸다는 건데요. 이 음식은 예전에 프랑스에서 많이 먹었다고 해요. 와인과 계란만 있으면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가난했을 때 많이 먹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서 제대로된 이 요리를 먹으려면 레스토랑에서 비싼 값을 주어야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레스토랑에서 먹으면 아무래도 '집맛'은 아니겠지요. 이 요리를 할때 사용하는 와인은 아무거나 상관없는데 단 도수가 높을수록 맛이 좋다고 합니다. 최소 11도 이상의 와인을 넣고 요리해야 한다고 하네요


아일랜드에도 스튜라는 음식이 있는데요, 고기 갈은 것, 그리고 감자로 만든요리인데 가난한 시절에 먹던 음식이라 류는 물론 류의 친구들은 이제 이 음식만 봐도 싫어해요.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고 질리도록 먹어서 저녁식사에 스튜가 나오면 류는 '휴...'하고 한숨을 쉬고는 했답니다. 저는 개인적 아주 좋아해요! 굿굿!





이것이 최종 완성본이에요! 와인을 끓이던 옆에 감자를 삶고 있었는데 이렇게 따로 감자를 넣어서 같이 먹어주면 되요. 진짜 맛있어요! 약간 새콤하면서 달콤해요. 와인과 계란만으로 이런 요리가 나온다니!!! 색깔은 약간 단팥죽 같네요. 왼쪽 덩어리가 계란이에요. 일인당 계란 2개가 할당되었는데 빵을 많이 먹었더니 배가 불러서 제 할당량을 제롬 아버지께서 처리해 주셨습니다.






메인을 먹고 나면 샐러드를 줍니다. 그 다음엔 치즈를 주는데요. 일반 가정에서도 이렇게 코스로 먹는다고 해요. 식전음식, 메인, 샐러드, 치즈, 디저트 이런 순서로 먹는다고 하는데요, 프랑스에서도 엄마들은 너무 힘들겠어요. 매일 매일 다양하게 준비해야 하니.. 제롬네 부모님은 예전분들이시라 제롬 아버지는 식사준비하거나 정리할때 안도와주세요 ㅎㅎㅎㅎ 물론 지금 제롬과 젊은 세대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피라미드 모양의 치즈는 염소 치즈인데 자를때 저렇게 잘라야 한대요. 류가 다르게 자르려다가 알리슨한테 혼났어요ㅋㅋㅋ 가르쳐줬는데 잊어버렸나며 저렇게 자르는 거라고 알려줘서 이번에는 다시 제대로 잘랐어요. 근데 이유가 뭘까요..





디저트에요. 과일은 화채인데 물이나 음료가 아니라 술로 만든 화채에요! 모든 코스를 다 먹고 디저트를 먹으니 차마 저 달달한 빵이 들어갈 공간이 없어 하나도 먹지를 못했는데 집에갈때 이것도 싸주셔서 집에서 맛있게 먹었네요. 안에 앙꼬를 뺀 한국식 도너츠같은 맛이에요.


오늘도 제롬과 알리슨덕분에 진짜 프렌치 스타일을 경험해 보았네요. 매번 우리가 전통 프랑스 음식, 전통 술 등 여행객이 아니고 현지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것을 경험하고 싶다고 했더니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아서 이렇게 새롭고 고마운 경험을 하게 해 주네요. 한국에 가면 저도 좀 고민을 해보고 알리슨과 제롬과 제롬 부모님, 그리고 샤토루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한국을 느낄수 있는 선물을 보내주어야겠어요. (알리슨의 선물은 이미 내정이 되어있는데 한국 화장품샵에서 파는 얼굴 마스크를 좋아하더라구요 ㅎㅎ 싸고 질이 좋대요!) 혹시 좋은 선물 아이디어 있으신가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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