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느낀 엄마의 정 1

지난 일요일 제롬의 부모님댁에 점심식사를 초대받아 다녀왔습니다. 제롬의 부모님을 뵌적은 3-4번 되는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뵌 적이 지난 크리스마스때였어요. 고맙게도 크리스마스 점심식사에 류와 저를 초대해주셔서 홈메이드 프랑스 특별 요리들을 해주셨지요. 그것만도 너무너무 고마운데 다음주에 우리가 떠난다고 아쉽다며 다시한번 식사에 초대해 주셨어요. 가는길에 잠시 들려 제롬 어머니께 드릴 화분을 하나 사고요, 풍경을 구경하며 부모님댁으로 떠났어요. 



제롬 부모님과 함께한 크리스마스 특별요리가 궁금하시다면...

2014/12/27 - [맛있는 음식] - 푸아그라와 달팽이 크리스마스 만찬



약 한시간 넘게 걸려 도착했는데 지난번과는 또 다른 가정식을 준비해 주셔서 맛있게 먹고 왔답니다. 제가 지난번에 맛있다고 한 그린빈(haricot vert)요리를 이번에는 어떻게 만드는지 직접 다 보여주셨어요. 





먼저 후라이팬에 버터를 듬뿍 넣어줍니다. 그냥 버터가 아니고 큼직한 바다 소금이 알알이 박힌 버터에요. 사실 버터양을 보고 좀 충격을 받았는데 맛있어서 금방 잊어버렸네요.. 버터를 넣은 다음에는 버터가 다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린빈을 넣는데요. 요새는 그린빈이 철이 아니라서 유리병에 데쳐서 파는 것들을 사서 먹는게 더 낫다고 하시며 커다란 그린빈 한통을 통째로 후라이팬에 넣으시네요.





그리고는 여러가지 다른 통후추가 믹스된 후추를 갈아서 넣어주고 각종 허브를 넣어주는데요. 저렇게 여러가지 허브가 들어있는 것을 팔더라구요. 안에 작은 하얀 조각들이 마늘이에요. 소금, 후추 제외 모든 필요한 것들이 저 종합 허브 양념에 모조리 포함되어 있어서 이렇게만 넣어주면 다른 것들은 넣을 필요가 없어요. 슬슬 볶아주면서 맛이 다 베어들면 먹을 준비 완료! 


조금 부끄러웠던게 이 요리는 오로지 저를 위해서만 해 주신거라 식탁에서도 제 바로 옆에 놓아주셨답니다. 다시 먹어도 너무 맛있는 그린빈. 한국에 가서 그리워할가봐 요리법을 직접 알려주신 제롬 어머니, 너무 친절하시죠?





지난번 크리스마스와 마찬가지로 이 날도 어찌나 배부르게 먹었는지 저와 제롬, 류는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알리슨은 벽난로 앞에 포근한 쇼파에 앉아 잠을 자구요. 이번에는 근처 숲으로 갔는데 제룸이 여기를 악마의 숲이라고 불렀어요 ㅋㅋㅋ 왠지는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요? 나무들에 이끼가 낀것처럼 다 저렇게 덮여있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새소리도 안나고 우리가 말을 안하면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 숲이에요. 작은 새가 움직이거나 바람에 잎들이 바스락거릴만도 한데 전혀, 전혀~ 아무 소리도 안나서 조금 무서웠어요. 거기다가 샤냥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총소리도 나서 더 으슥했네요. 



산책을 마치고 제롬의 부모님 댁에 돌아오니 제롬 어머니가 이것저것 막 싸주셨어요. 마치 명절에 시골에 내려가서 다시 집으로 돌아갈때 우리네 엄마들이 있는것 없는것 전부 싸주시던것 처럼 말이에요. 류가 너무 좋아했던 프랑스 남부에서 만들어진 햄, 너무 배불러서 디저트로 나왔지만 먹지 못했던 빵, 집에가서 다시 연습해보라고 그린빈 한통과 종합허브 양념 새것 하나, 염소 치즈.. 하... 너무 고마워서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했어요. 음식뿐만아니라 보시다시피 작은 도기하나도 선물로 주셨는데 근처 성당 수도원에서 한 수도사가 만든 것인데 밑에 그 서명과 특별한 하트모양 십자가가 새겨져 있어요. 2-3가지 다른 모양을 가지고 계셨는데 아무 모양이나 골라서 가라고 하셔서 이쁜 저 모양으로 골랐답니다.  



게다가 류는 사진에서 신문지로 돌돌 만것을 제롬의 아버지에게 선물로 받았는데 아버님이 은퇴하기전 고고학자로 활동하셔서 고고학을 공부한 류에게 의미가 될만한 작은 선물을 주셨답니다. 문을 나설때 까지도 물은 필요없냐 다른 빵은 필요없냐 크림은 필요없냐 등등 냉장고를 통채로 주실 기세였어요. 






빨간 통에 담긴 남은 그린빈을 오늘 다시 데워 먹으니 맛이 두배네요. 6개월 머물렀을 뿐인데 이렇게나 반겨주시고 또 아쉬워해주시니 류와 저도 떠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이미 다른 계획이 세워져 있는터라 너무 슬프네요. ㅜㅠ 조만간 다시 돌아오리라 다짐하며 오늘도 짐을 쌉니다 ㅜㅠ




댓글(4)

  • 로변철 2015.02.10 08:27 신고

    저에게는 과거 빠리에서 지낼때의 아스라한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잔잔한 글이네요....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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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레 (Eire) 2015.02.12 00:00 신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서 저도 곧 그리워할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헤어짐이 너무 아쉽죠.

      수정

  • 2015.02.10 22:00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수정

    • 에이레 (Eire) 2015.02.12 00:04 신고

      앗! 벌써 엽서가 도착했군요!!!
      하니님이 마음에 들어하시니 저와 류도 너무 기분이 좋아요. 아직 한국에서 일정을 정확하지가 않아서 뭐라고 딱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저희 역시 기회가 닿는다면 하니님 꼭 만나뵙고 싶어요! 한국에서 이것저것 정리좀 하고 상황이 되면 집으로 초대도 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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