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레 뉴스 - 어려운 시작


아름다운 한국


한국에 와서 글을 쓰니 새로운 고민이 생기네요. 이 블로그가 어느 특별한 주제가 아닌 나와 류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 어디까지 우리 이야기를 써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해외에 살때는 우리에 대해 많이 오픈을 해도 넓고 넓은 세상에 많은 사람이 있는지라 안심이 되었다고 할까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우리를 좀더 찾기 쉬워 (?)질까봐 조금 걱정이 되네요. 방문자도 많이 없고 인기도 없는 블로그인데 쓸데 없는 걱정이려나요? ㅎㅎㅎㅎㅎㅎㅎ 아마 저처럼 초보 블로그분들은 다들 이런 고민 한번씩 하지 않았을까요? 


현재 저와 류의 생활을 말씀드려본다면 아직도 정착중입니다. ㅎㅎㅎㅎ 아!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어제 드디에 집에서 밥을 해서 먹었답니다!!! 비록 밥은 햇반이고 반찬은 마트에서 양념되어 파는 고기를 사와서 굽는것에 불과했지만 (맛김치도!) 쌈에 싸서 야무지게 잘 먹었어요. 지금 고민은 밥통을 사야할까 말아야할까에요... 류는 아침에 샌드위치를 먹어서 저녁만 가끔 밥을 먹을텐데 밥통이 필요할까 모르겠어요.


매일 류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7시 가까이 되어서 주말에나 겨우 무언가를 할수 있는데 지난 주말에도 류는 일을 해야만 했어요 ㅜㅠ. 이번주 수업 준비를 하느라 주말에 꼬박 일을 하는 바람에 아주 맛보기로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이러다 류가 한국을 좋아하기전에 (이미 충분히 좋아하지만!) 일에 치여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하고 아일랜드로 돌아갈까봐 걱정이에요 ㅜㅠ


거기다 아주 가볍지만 교통사고도 당했답니다 ㅜㅠ 일요일 저녁 밖에서 밥을 먹고 집으로 오는 길에 주말이라 그런지 차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조심 조심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마주오던 차가 약간 우리쪽으로 차를 몰면서 사이드 미러로 류를 치고 지나가지 않겠어요? 흑흑.. 빠른 속도가 아니었길래 망정이지, 차가 그냥 가려고 하더라구요. 우리가 멈춰서서 차주 내리기를 기다리니 그때서야 사고를 알아차린건지 내리면서 몰랐다고 하시더라구요... 음악 소리를 엄청 크게 틀어놓고 운전중이셔서 '퍽'하는 소리를 못들으셨다네요.. 조금 이상했던게 제가 한국말로 저 한국사람이라고 했는데도 (계속 한국말로 이야기 하는데도) 류에게 짧은 영어로 '뮤직', '낫 히어' 같은 영어를 하시더라구요. 전화번호를 받고 성함을 여쭤봤는데 한국어로 이름을 알려주시지 않고 자기 폰에 자신의 이름을 영문으로 입력한 후 저에게 보여주시고요.. 저와 류는 그 분이 술 드신줄 알았어요. 말씀 하시는 것도 약간 술취한 듯이 반복하시고 제가 있는데도 한국어로 말씀 안하려고 하시고요.. 근데 술냄새는 안나더라구요. 


지금 우리가 있는 이 곳은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 한번 와 본것 빼고는 처음인데 제 기억만큼 아름답지 않더라구요. 일단 길에 인도가 거의 없어서 사람이 차를 다 피해다녀야 해요. 난폭 운전으로 유명한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가 느끼기에도 이 곳 사람들의 운전은 아주 무시무시합니다.. 그리고 길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도 많고요 길에 침뱉는 사람은 정말 밖에 나가면 십분에 한번 꼴로 봅니다.. '커~~~~헉' 하면서요. 저는 시내에 사는데 제가 갖고 있던 이 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다르구나 하고 느꼈어요. 


빨리 류가 시간이 나서 좋은 곳, 아름다운 곳을 더 많이 둘러볼수 있으면 좋겠어요. 

류에게 한국에서의 생활을 좋은 기억으로 남겨주고 싶어요. 


*다소 민감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글이 불편하신 분들이 있으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가감없이 제가 느낀 그대로의 내용이니 사람에 따라 이렇게 보여지기도 하는구나 하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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