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사는 집주인과 오두막에 사는 우리


어제 포스팅한 숲이 흥미로웠는지 모르겠네요. 실제로 보면 조용하고 아늑해서 더 분위기나는데 제가 찍은 사진으로는 다 보여드릴수 없어 안타깝네요. 


떤 숲인지 다시 한번 보고싶으시다면...

2015/03/11 - [우리들의 이야기] - 이 숲의 주인은?




짜잔~~!!!! 여기가 바로 우리 주인집이에요. 진짜 말 그대로 성이죠? 어제 보여드린 숲을 가로질러 가면 성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데 위 사진에 보이는 길은 정식 길이에요. 방문해서 둘러보실수도 있어요. 물론 건물 안으로는 들어갈수 없지만 성 내부에 카페가 있거든요. 그래서 숲도 산책하고 성 주위도 둘러보고 차도 한잔 할 수 있어요. 방문객은 입장권을 사야한다는 말도 들은것 같은데 워낙 작은 동네라 동네사람들은 그냥 가서 산책을 해도 괜찮아요. 동네분이 아니시라면 가끔 숲에서 숲을 관리하는 관리자를 만날수 있는데 입장권을 구매했는지 물어볼수도 있어요. 

잠깐 검색을 해보니 홈페이지가 있네요 --;; 가격도 표시되어 있고 여러가지 정보가 나와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둘러보시면 좋을것 같아요. (툴리날리 캐슬-Tullynally Castle)



제일 윗 사진의 길인데 반대쪽으로 찍은거에요. 우리가 걸어온 길. 이렇게 넓디 넓은 땅을 사려면 엄청 비싸겠죠? 여기서 또 아일랜드의 슬픈 역사 이야기.. 예전에 영국이 아일랜드를 식민 지배할때 영국 사람들이 아일랜드의 좋은 토지들을 빼앗아 그 곳에 영국인들을 정착시켰다고 했었는데요. 여기가 바로 그런 곳 중의 하나에요. 웨스트미드는 아일랜드의 중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아일랜드에서 땅이 평평하고 아름답고 비옥하기로 유명해요. 그래서 차를 타고가다가 웨스트미드 근처에 다다르면 넓은 평야에서 말이나 소들을 방목하는 것을 엄청 많이 볼수 있어요. 저희의 집주인은 이런 영국 조상을 가지신 분인데 강한 영국 악센트를 쓰시죠. 태어난 곳은 확실히 모르겠지만 자란 곳은 아일랜드의 이곳 성인데요 (아! 집주인 부부는 노부부세요. 못해도 70은 넘으신것 같아요, 레이디라는 호칭을 쓰십니다..), 영국 악센트를 쓰시는게 저는 좀 이상했답니다. 왠지 '나는 영국인이야, 악센트 안바꿀거야' 이런 고집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별로 좋게는 안보이더라구요. 이건 마치,,,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을 당시 한국에 정착해서 한평생 한국에 살았지만 아직도 일본어를 쓰는 가족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집주인과 우리집, 그리고 우리 이렇게 많은 스토리가 있는데 이건 차차 풀어볼께요!



성 자체는 아름다운것 같아요. 건물에 페인트 칠을 하지 않아서 좋고 일부러 현대식으로 바꾸려고 하지 않아서 더 가치가 있는것 같아요. 포인트로 멀리 보이는 빨간 문도 인상적이구요.



사실 이날 여기 빨간문이 좋아서 ㅋㅋㅋ 사진에 보이는 벤치에 앉기도 하고 문 옆에 서기도 하고 하면서 사진을 여러장 찍었답니다. 배경이 이쁘니 사진이 이뻐요!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사진처럼 되어있답니다. 몇백년 된 성이라서 사진이 보이는 것 말고도 역사가 될만한 것들이 많이 있을것 같은데 잘 전시를 해 놓지 않았더라구요. 전시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저 오래된 수도관(?) 탈곡기 (?) 처럼 보이는 것에 페인트 칠만 덕지덕지 하지 않았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류와 둘이서 '이렇게 아름답고 오래된 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가치를 잘 보존하지 못한다'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나중에 포스트 하겠지만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곳을 둘러본적이 있거든요. 오래된 성이면서 사람이 살고 있고 일반에게 공개하는 성이에요. 상황이 많이 비슷한데 볼거리는 엄청 차이나거든요. 



여기가 바로 성 안에 있는 카페에요. 실내에도 좌석이 있는데 우리가 간 날은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볕이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실내에서 차를 마셔야 했답니다. 여기 카페에서도 할말이 있는데.. 자꾸 안좋은 점만 얘기 하는 것 같아 조금 그렇긴 한데.. 만에 하나 혹~시 가실분들을 위해서 솔직히 쓸게요 ㅎㅎ



이 스콘이 제가 그날 먹은 거에요. 보기에 어떤가요? 찻잔이나 그외 집기 및 음식이 안나와서 사진으로 잘 못느낄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아무 찻집에 들어가서도 먹을 수 있는 퀄리티에요. 저는 성에서 마시는 차, 가격도 싸지 않아서 사실 기대를 많이 했답니다. 그런데 싸구려 그릇에 카페 내부도 따닥따닥 테이블이 너무 가까이 붙어있고 (인테리어는 말할것도 없고요, 외부에 플라스틱 의자 보시면 감이 오실거에요) 카페에서 파는 차나 빵, 베이커리, 스낵류 모두 흔하게 아무 슈퍼에서 살수 있는 것이었어요. 마트에서 6개에 2유로에 파는 디저트를 개당 2유로 받는 것을 보니 너무 성의가 없다 싶기도 하고 참 마케팅 못한다 싶기도 했어요. '성'이라는 것을 강조해서 조금 특색이고 우아하게 꾸며도 괜찮았을것 같은데 너무 대놓고 싼것들을 싸지 않은 가격으로 받으니 좀 그랬어요..  (이 내용은 쓸까말까하다가 정말 저때문에 방문하는 분이 계실경우 실망하실까봐 쓰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시 카페에서 나와서 주변을 둘러보면 간간히 오래된 것들이 볼수있어요. 



이 벤치 앞으로 숲 전체를 한눈에 바라볼수 있는 전경이 펼쳐져요. 여기는 아마 방문객이 못들어가지 싶어요. 개인 놀이터도 있고요, 별도의 입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입장권을 산다고 해도 볼수 없을 것 같아요. 



하..... 여기가 우리집이에요... 크하하하하~ 너무 비교되죠? 꽃이 피면 조금 더 이쁘답니다..이 집은 예전에 툴리날리 성곽에 연결되어 있던 오두막인데 성의 출입과 관련된 일을 하던 사람이라던가..그런 비슷한 사람이 살던 곳인데 성곽이 없어진 지금은 생뚱맞게 주변에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있는 것처럼 되어 버린 것이죠. 신기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 이 오둑막으로 이사갔는데 벌레가 많고 작은 문제들이 있긴 했지만 일년동안 특별한 경험을 한것 같아요! 밤에 침대에 누우면 바람소리,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들고, 아침에는 새소리를 들으며 깨고, 비가 많이 오는 날은 빗소리를 들으면서 벽나로를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던 아주 아늑했던 집이었어요. 류와 내가 처음으로 함께 얻은 집이기도 하고요. 추억이 많아서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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