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Caroux-Espinouse 에서 한가로운 시간

몽펠리에에서 조금 더 들어간 작은 마을에 플라비안의 부모님댁이 있었어요. 드문드문 있는 집들과 넓은 마당 등 아주 한가로운 동네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는데요. 플라비안의 집에는 마당에 테이블을 두고 거의 식사를 여기서 한다고 해요. 겨울에 짧게 비가 엄청 많이 오는 기간을 제외하면 항상 날씨가 구름한점 없는 쨍한 날씨라고 해요. 이번 여행에서 어쩐지 우리는 날씨와는 운이 없어서 해를 항상 그리워했는데 여기에서 실컷 여름을 즐기고 왔답니다.


끼니마다 역시 와인이 빠질 수 없죠!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어머니가 가꾸시는 작은 밭이 있는데 그곳에서 대부분의 야채를 재배하시고 라벤더같은 허브도 직접 키우셔서 고기나 생선 제외하고는 가게에서 사는 음식은 거의 없다고 하셨어요. 샤토루와는 또 다르게 플라비안 어머니의 음식은 아주 건강한 맛이고 신선하고 류와 제가 너무너무 좋아했는데요. 프랑스 음식이라기보다는 왠지 그리스 음식처럼 느껴지는 요리가 많았답니다. 사실 저는 그리스는 가본 적도 없지만요 ㅎㅎㅎ


여기는 2층인데요. 2층 전제가 이런 테이블로 꽉 차 있어요. 플라비안 아버지의 취미생활이라고 하네요. 사방에 뜯지 않은 박스 들이 쌓여있고 한켠에 작은 책상에서 아버지가 작업을 하고 계셨어요. 테이블로 직접 만드시고 색칠도 직접하시고 오랫동안 하고 계신 취미생활이라고 하셨어요.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항상 이렇게 작업을 하시니 참 보기가 좋았답니다.


저는 일을 해야했기때문에 모든 일정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류와 플라비안, 가끔식 플라비안의 여자친구는 매일 매일 신나게 즐겼어요. 근처의 한적한 강에서 카누도 타고 수영도 하고, 저는 따라가지 않아서 보지는 못했지만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해요. 사진이 없어서 너무 아쉬워요... 이들이 돌아오는 시간에 맞추어 플라비안의 어머니가 파이를 구우셨는데요. 이 파이가 바로 우리가 가져온 바로 그 치즈로 만들어진 파이에요! 정말 맹세코,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파이보다 훨씬, 훨씬 맛있었어요.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농담반 진담반으로 가문의 비밀이라며 알려주지 않으셨어요.. 


식사 후에는 이렇게 마당에 해먹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해가 뜨거워서 금방 일어나야했지만, 해먹은 류가 이곳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였어요. 


다음날에는 저도 같이 따라나섰어요. 옆동네를 마실삼아 다녀왔는데요. 이 곳에서 또 흥미로운 분을 만났어요.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분들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한 나이드신 할아버지께서 웃통을 벗고 막 집에서 나오시길래 마침 저와 눈이 마주쳐서 얼떨결에 '하이!' 하고 인사를 했어요, 할아버지께서는 자기 영어하는 줄 어떻게 알고 '하이'라고 인사를 했냐며 반갑게 말을 걸어 주셨어요. 류와 플라비안과도 인사를 나누고 류가 영국에서 오신분이냐고 여쭤보니 아일랜드에서 오셨다고! 그러면서 류에게 너는 영국에서 왔냐며 ㅋㅋ 두 아일랜드인이 서로 영국사람인줄 오해하는 그 모습이 너무 웃겼어요! 할아버지는 아일랜드에서 은퇴하시고 프랑스로 이사오셨다고 해요. (EU가 이런건 너무 부럽죠 ㅜㅠ) 와이프가 베트남? 태국? 분이시라고 하시며 우리 역시 결혼했다고 하니 더욱더 반가워하셨답니다. 10분정도 서서 이야기를 나누다 가던길을 마져가려는데 자신의 집을 가리키며 다음에 꼭 집에와서 차 한잔 하라고 하셔서 돌아오는 길에 역시 아일랜드 사람이라며 차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고 한바탕 웃었네요. :)


작은 동산이 있어서 오르니 이런 풍경이 펼쳐지네요. 우리가 지내는 일주일 내내 정말 구름한 점 보이지 않았어요!



다시 내려가는 길에 류와 플라비안의 뒷모습이 어딘가 닮은 것 같아 왠지 재미있었어요. 비슷한 모자를 써서 그런걸까요? 류는 이런 스타일의 모자를 써 본 적이 없어서 쓰는 사람이나 보는 저나 처음에 너무 낯설었는데 자꾸보니 귀여운것 같아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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